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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을 오르다





사진 출처 : http://blog.naver.com/skyjun8848 전양준의 블로그에서

새로 작업하고 있다는 산악영화  <벽>

<벽>의 주인공인 양준이 블로그에서 진짜 높기만한 캐나다 부가부산군의 벽을 담아왔다.

양준이는 일상에서도 벽을 오르락 내리락하는 인생이다.

그래서  이 영화의  주인공으로 캐스팅 되었는 지도 모른다.


백자님이 <벽> 영화의 주제가를 맡았는데,

주제가가 이번 포항 MBC 포크가요제에서 2위로 입상을 했다.

응원하러 가고 싶었는데 설악산 등반과 또 겹쳤다.

그래도, 어쨋든 좋은 일이었다.


이번에 설악산 등반을 갔다가,

양준이가 개척했다는 노적암엘 다녀왔다.

옆에 있던 후배가 여기가 양준이가 개척한 곳이라며 설명해주기에 그런가부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벽을 오른다는 행위,

상당히 다이나믹하고, 적극적인 표현수단이다.

산에 다니며 ' 왜 클라이밍을 해야 하느냐'고 물었을 때에

나의 산선배는 이렇게 가르쳐주었다.

-산을 오르다 보면 평탄한 능선도 있지만 높은 바위벽도 만나게 되는데,

 그 곳을 통과하려면 클라이밍을 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초등학교 6학년인 아들도 나에게 똑같은 질문을 했다.

산에 다니면서 왜 클라이밍을 해야만 하느냐고,

역시.. 선배님에게 배운대로 대답을 해 주었다.


가끔씩 혼자 산을 오르는 나는, 암릉을 오르락 내리락 할 때도 있는데..

지나가는 등산객들이 무섭지 않냐고 물어본다. 그럴 때는 그냥 웃는다.


벽을 오른다는 것은 확실히 적극적인 표현 행위이다.

장애물을 만났을 때에 포기하거나, 뒤로 물러서지 않고 적극적 해결을 선택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요즘 나는 심리적으로 많이 버겁다.

마흔이 넘도록 가졌던 가치관이 또 다른 벽 앞에 부딪치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방과 나와의 벽 앞에서

내가 그 벽을 넘어서면..

상대방도 마찬가지라고 벽을 넘어 서로 통한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편견, 고착된 생각, 그리고 나이 들어가며 더 완고해지는 자기 세계 앞에서

내가 가지고 있던  세계관들이 자주 일그러지고, 깨지고 있다.


무언가 꼬치꼬치 묻기를 좋아하지 않는 나는

후배 임감독에게

영화 < 벽>에 대해 자세히 물어본 적이 없다.

그저,  보내 준 메일의 내용만으로 그렇겠구나라고만 생각하는데,

영화 <벽>은

아마 요즘 내가 부딪치는  세상의 <벽> 과 상당히 비슷한 내용일  것 같다.


주제가 <벽>을 가만히 들어보면, 영화 내용이 끄덕여지는데,

요즘, 종종 부딪히는 나의  벽도 거기에 들어 있다.


나이가 들어가나보다.

벽을 오르려는 적극적인 해결보다는

먼저, 뒤로 한 발 .. 움찔 물러서게 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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