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피는 봄이 오면 꼭 한 번 다녀와야지하며 벼르고 있던 참이다.
저녁 6시를 알리는 삼종 종소리가 동네에 퍼질 때까지
나는 성당 마당에서 동무들과 노는 게 참 좋았다.
(그 때는 동네에 변변한 놀이터가 없었고, 성당 마당은 우리들의 놀이터이기도 했다.)
어린 시절 호기심에 올라가 봤던 성당의 꼭대기
- 우리 거기 들려보자...
막내가 기어이 그 종치는 곳엘 올라가고 싶다 해서
우리는 개구쟁이로 돌아가 살금살금 발소리를 죽여 오른다.
성당 꼭대기로 올라가는 계단은 그 때보다 비좁고 많이 낡아 있었다.
너무 아득했던 시간 속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우리들의 어린 시절이 묻어있는 동네는 조금은 변했고, 또 조금은 변하지 않았다.
- 2009년 2월 25일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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