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1.
# 1.
엊저녁
지인께서 찾아오셔서
한 권의 책과 쌍화탕을 한박스 놓고 간다.
지난번 만났을 때 몸살기가 있다고 했더니
힘내라고 가져오셨다...
(몸살기는 벌써 도망간 상태인데, 고마웠다)
# 2.
작품 구상하고, 원단 고르고...
패턴 작업하고 이러다가 손이 멈추어 버렸다.
손이 움직여 주어야 진도가 나가는데,
뭐든지 억지로 하는 걸 싫어하는 성격 탓에
작업은 이루어지지를 않고
앉아서 소일거리만 더하고 있다.
원단 꺼내서 정리하다가,
퀼트 부자재 정리하다가,
어찌어찌 미뤄 둔 작업들 보면서
이번 작품 마치면 이것도, 이것도, 다음에 마무리 할 것들
하면서 골라본다.
# 3.
겨울이 시작 될 무렵에 책정리하다가
중고책으로 판다고 골라 둔 책을
어제 박스에 넣다보니, 이건 아니었는데
왜 여기 와 있을까 싶어지는 책 두 권,
온라인 서평 적어주시는 분에게 추천 받아서
재미있게 읽었던 책들인데,
다른 책하고 헷갈렸던 것 같다.
그 책들은 이미 중고로 넘긴지 꽤 되었나 본데......
메두사의 시선 - 내가 처음 읽게 된 김용석의 책,
(김용석씨의 대한 얘기를 구구절절 많이도 들었음에 처음 읽었다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주관적인 해석인데
예전의 이윤기님의 그리스,로마 신화보다는
작가의 철학적 해석이 깊이 있게 들어 있다.
교수대 위의 까치 - 진중권 교수가 중앙대를 그만둘 때
마지막이었다는 강의내용을 요약했다는 책,
수도자들이 읽는 성무일과서의 표지 삽화부터
현대적 작가인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까지
작가 나름의 미학적 관점을 적은 책,
(진중권 식의 생각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이 책은 괜찮은 것 같다)
작업하면서 다시 읽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도루 책상 위에 올려두게 되었다.
# 4.
2013년,
슬럼프라는 터널을 걸어왔다.
이제 터널의 끝이 보이긴 하는 걸까?
무언가 의욕도 좀 생기는 것 같고,
하고 싶은 일도
하나,둘 쯤 손으로 꼽을 정도가 되고 있으니 말이다.
# 5.
일요일,
오늘은 오랫만에 편안한 기분에 젖어서
음악도 듣고,
차도 마시고,
행복한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