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의 한가운데

내가 좋아하는... #1.

한닙 2014. 1. 19. 10:56

 

 

# 1.

 

엊저녁

지인께서 찾아오셔서

한 권의 책과 쌍화탕을 한박스 놓고 간다.

지난번 만났을 때 몸살기가 있다고 했더니

힘내라고 가져오셨다...

(몸살기는 벌써 도망간 상태인데, 고마웠다)

 

 

 

# 2.

 

작품 구상하고, 원단 고르고...

패턴 작업하고 이러다가 손이 멈추어 버렸다.

손이 움직여 주어야 진도가 나가는데,

뭐든지 억지로 하는 걸 싫어하는 성격 탓에

작업은 이루어지지를 않고

앉아서 소일거리만 더하고 있다.

원단 꺼내서 정리하다가,

퀼트 부자재 정리하다가,

어찌어찌 미뤄 둔 작업들 보면서

이번 작품 마치면 이것도, 이것도, 다음에 마무리 할 것들

하면서 골라본다. 

 

 

 

 

# 3.

 

겨울이 시작 될 무렵에 책정리하다가

중고책으로 판다고 골라 둔 책을

어제 박스에 넣다보니, 이건 아니었는데 

왜 여기 와 있을까 싶어지는 책 두 권,

 

온라인 서평 적어주시는 분에게 추천 받아서

재미있게 읽었던 책들인데,

다른 책하고 헷갈렸던 것 같다.

그 책들은 이미 중고로 넘긴지 꽤 되었나 본데......

 

메두사의 시선 - 내가 처음 읽게 된 김용석의 책,

(김용석씨의 대한 얘기를 구구절절 많이도 들었음에 처음 읽었다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주관적인 해석인데

예전의 이윤기님의 그리스,로마 신화보다는 

작가의 철학적 해석이 깊이 있게 들어 있다.

 

교수대 위의 까치 - 진중권 교수가 중앙대를 그만둘 때

마지막이었다는 강의내용을 요약했다는 책,

수도자들이 읽는 성무일과서의 표지 삽화부터

현대적 작가인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까지

작가 나름의 미학적 관점을 적은 책,

(진중권 식의 생각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이 책은 괜찮은 것 같다)

 

작업하면서 다시 읽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도루 책상 위에 올려두게 되었다.

 

 

 

 


# 4.

 

2013년,

슬럼프라는 터널을 걸어왔다.

이제 터널의 끝이 보이긴 하는 걸까?

 

무언가 의욕도 좀 생기는 것 같고,

하고 싶은 일도

하나,둘 쯤 손으로 꼽을 정도가 되고 있으니 말이다.

 

 

 

# 5.

 

일요일,

오늘은 오랫만에 편안한 기분에 젖어서

음악도 듣고,

차도 마시고,

행복한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