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assage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

한닙 2006. 9. 29. 10:46
 

요즘 아껴가며 천천히 읽고 있는 책


느림, 내게는 그것이 부드럽고 우아하고 배려깊은 삶의 방식으로 보여진다.

반대로 기다리기 싫다는 이유로 점심시간 종이 울리기가 무섭게 구내식당으로 달려가거나,

수업시간에도 정신없이 뛰어가 제일 앞자리에 앉아야 직성이 풀리고,

상위권의 성적을 유지하기 위해서 도서관으로, 어디로,

항상 종종 걸음을 치던 친구들의 태도는 왠지 신경에 거슬렸다.

그런 친구들은 언제나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했다.

그래서 옷도 어른처럼 입으려고 했고,

어른들처럼 권위를 부리고 싶어했다.


그러나 한 번 소홀하게 넘어가 버린 유년기는 영원히 소멸되고 돌아오지 않는 법인데...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 中에서



 가을에

긴 편지를 써서 보내야 될 사람이 있다.

느리게 천천히 시간을 보내면서 써 보고 싶은 편지이기에

주소를 확인해 놓고도

편지를 쓰지 못하고 있다.

아직 쓰지 못한 이 편지가

언제 부쳐지고

어제쯤, 수신자의 손에 들어가게 될 지 모르겠다.

편지를 보내겠다고 약속을 했기에 쓰기는 써야할텐데

내 안에서 느림의 삶이 느껴지지 않기에

서성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