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느질하는 즐거움

12월, 마지막 퀼트 모임에서

한닙 2009. 2. 11. 13:32


3년 반, 처음 생각보다 오래 이어진 모임이었다.

 생동하는 유쾌한 시간이었다.

이만큼 딱 좋을 때,
즐거운 기억으로 남기는 게 좋은 것 같다.

멤버 중 선숙이가 출산을 앞두고 있어서
지난 여름과 가을에는 부쩍 자주 만났고
 더 열심히 바느질을 했다.






오랜 기간 퀼트모임의 단골 장소였던 신촌의 민.토.

조명이 바느질 하기에 조금 어두웠지만,
세미나실이 있어서,
음료가 리필이 되어서,
그리고 돌아갈 때는 빵도 하나씩 챙겨가서,
좋았던..

당분간 현란한 신촌의 밤거리를 나갈 일은 없을 듯하다.










선숙이와 주옥이의 마지막 작품은 보라빛 라일락 꽃무늬의 장지갑
내가 들고 다니는 것을 보고 만들기 시작했는데
퀼트 모임의 마지막 작품이 되었다.




언젠가 만들었던 수유쿠션..
아기가 없는 우리집에서는 주로 울 아들놈이 가슴에 두르고 앉아 컴퓨터 하던 것인데

출산을 앞둔 선숙이에게 넘어갔다.

 

 

가을부터 꼼지락거리며 만들었던 컷트지 아기 이불,

퀼트모임 시작 할 때는 Miss였던 선숙이가 
어느 날인가 데이트를 하더니..
결혼을 했고.. 드디어 예비 엄마가 되었다.





그리고, 매화무늬 앞치마는
예비 신부인(언제 결혼할 지는 미지수이지만..)
주옥이에게 돌아갔다.

-  앞치마가 조금 작게 만들어져 주옥이 아니면 소화하기 힘든 사이즈...ㅎ -




 
결코 짧지 않았던 3년 반
만나서 행복했고 즐거웠던 시간..

나에게는 바느질을 계속할 수 있던 이유이기도 했던 고마운 시간이다.
(한 번 바늘을 놓게 되면 다시 잡기가 얼마나 힘든지 알만한 사람은 이해할 수 있는..)
 
                                                                         
 - 2008년 12월 마지막 퀼트모임에서 











이번 봄부터
나는 또다른 생경한 낮설음의 시간과 부딪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