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assage

매화가 지천인데도 / 백무산

한닙 2008. 3. 14. 00:34



꼭 그만큼의 빛과 향으로도,

봄은 천지에 가득합니다.



매화가 지천인데도  ... 백무산

 

강을 따라 십 리 넘어 꽃길이지만

빛깔과 향기가 모자라

섬진강 강마을에 매화가 한창입니다

산자락 에워싸도록 지천입니다

매화긴 매화지만 저리 물량으로

지천이다 보니 매화 보던 옛 감흥이

좀체 일지 않아 아쉽습니다

 

돌담에 붉은 매화 한 그루면

천지 가득 매화였습니다

우리들 살림도 꼭 그만큼의

빛과 향으로 족했습니다

동쪽 손님 오시는 길목

담 너머 꽃가지 두엇만 늘어져도

봄은 천지에 가득했습니다

 

오히려 아쉽습니다

꽃은 한송이라도 세상 가득함에

모자랄 것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