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의 한가운데
봄.밤. 벚꽃 아래서
한닙
2012. 5. 7. 00:48
요즘, 퀼트 작업을 아예 안하고 놀고 지낸다.
작업대에 올려 둔 미완성 작품들은 한달 가까이 혼자서 놀고 있다.
언제까지 이 상태로 지낼 지는 모르겠지만,
작품을 해야겠다라고,
머리 속이 정리될 때까지,
작품 압박을 받지 않기로 작정을 했다.
근 2년을 작품에 대한 생각만 하고 지냈더니,
내 자신도 엉망이고,
집안 꼴도 엉망이고,
주변 사람들에게 사람 노릇도 못하고 지낸 듯 싶다.
일단 머리 속을 비워주기로 했다.
그래서 걷는다.
시간만 나면 걷고 또 걷는데...
아직도 내 상태가 썩 맑지 못하다는 걸 여러 번 느낀다.
날씨가 좋으니, 사진기를 들고 걸어볼까하는 유혹을 자주 받았는데,
사진기를 들고 나가면 또 욕심을 부릴 듯 해서
절대 들고 나가지를 않았다.
어느 봄.밤.
벚꽃이 화들짝 피어나는 하루,
걸어가다가, 봄의 유혹에 못 이겨 폰으로 담아 본 사진,
이것도 보름이나 지나서 엊저녁에야 컴으로 열어보니,
폰으로 찍은 거 치고는 제법 근사한 분위기가 나와주었다.
이렇게 컴에 올려두고, 보고 또 보면서
도대체 내 상태는 언제쯤 회복이 되려나 물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