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의 한가운데

아, 가을인가.

한닙 2015. 11. 3. 19:36

 

# 1

 

내 사랑

 

                  김용택

 

아름답고 고운 것 보면

그대 생각납니다

이것이 사랑이라면

내 사랑은 당신입니다

 

지금 나는 빈 들판

노란 산국 곁을 지나며

당신 생각합니다

빈 들판을 가득 채운 당신

 

이게 진정 사랑이라면

당신은 내 사랑입니다

백 날 천 날이 아니래도

내 사랑은 당신입니다

 

 

# 2

 

가을이면

생각나는 시 한 편,

아니, 노래 한 곡,

흥얼거려 본다.

 

 

올 가을은 제대로 된 단풍은 커녕

산국조차 만나보지를 못하고

보내는 것 같다.

 

 

붉은 단풍을 만나려고

몇 번쯤 풍경을 기웃거려 보았는데,

단풍색이 맘에 들지를 않네.

 

 

# 3

 

근 2 주가 넘도록

뭔 일이 그리 많았던지

숨조차 제대로 쉬는 것 같지 않게 보내고

오늘 오후가 되어서야 정신이 반짝 든다.

 

그래, 가을이지.

우리집 거실 한 구석에

말라버린 국화 바구니가 있다.

 

초가을에 소국을 들였는데

국화는 영 내 손에 맞지를 않는지

또 말라버렸다.

 

내일 오후에는

국화 사러 나가야겠다.

 

떠나는 가을이 아쉬우니

국화 향기라도 제대로 느껴야겠다.

 

 

 

# 4

 

이렇게 며칠쯤 더 쉬고나면

상태가 많이 좋아질 것도 같다.

 

음, 그러면

뭔가 떠오르겠지.

꿈도 꿀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