冊에 묻히다
연애소설 읽는 노인
한닙
2007. 7. 17. 14:11
나무님덕에 인연을 맺은 밥님,
처음 밥님을 알게 되었을 때,
밥님의 블로그 이름이 <연애소설 읽는 노인>이었다.
그 의미가 참으로 궁금했는데,
온라인 서점에서 같은 이름의 책을 우연히 발견했다.
호기심 반으로 구입한 <연애소설 읽는 노인>
안토니오 호세 볼리바르 프로아뇨,
연애소설 읽는 노인의 이름이다.
참으로 길기도 하다.
아마존의 밀림, 엘 이딜리오 원주민 마을의
작은 오두막에 그와 사랑했던 아내의 초상화가 걸린 방에 앉아,
세상에서 가장 슬프고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 - 연애소설을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으며 읽는 것이
가장 행복한 노인,
그렇지만,
그는 오랜 밀림의 삶에서 익힌
자연과의 공존을 현명하게 알고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책의 말미에서
갑자기 공감대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조용한 내 삶에
잘 정제된 균형과 질서가 무너지는
느낌이 새삼스러운 요즘이다.
오두막에서 조용히 연애소설을 읽는 것이
노인이 바라는 가장 최상의 삶이듯
내면을 바라보는 시간이
나에게도 오래도록 주어질 수 있으면
그게 나의 행복이다.
나의 노년..
연애소설 읽는 노인처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를 읽으며,
지나온 삶을 잔잔하게 돌아보기에,
무엇에도 방해받지 않는다면
그것이 행복일 거라는 생각이 문득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