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오전리-늦은목이-마구령-고치령-마당치-늦은맥이재-
국망봉(1420.8)-비로봉(1439.5)-비로사-삼가리-풍기
2박 3일간 이 코스를 끝내기에는 너무 무리가 따른 산행길이었다.
아침 5시에 기상하여 늦은밤까지 걷고 또 걸어야했다.
예전에 백두대간 종주했던 정봉성이란 후배를
등반을 마친 뒤에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니
백두대간이란게 그냥 걷고 또 걷는 거 맞단다.
걷다보면 그냥 자동으로 걸어야 되는 그런 시간이란다 ~
후~ 와~! 언젠가 가족에 대한 책임과 의무의 시간이 한가로워진다면
꼭 한 번 해 보고 싶던 백두대간이란 게
그렇게 쉽지는 않단 걸 체험했던 가을이다.
가을이 지나가는 길목,
나 역시 준비하는 시간이 될 것 같다. 첫날 출발지...오전초교에서 잠시 지도를 보며 생각에 잠긴 합동 등반대의 캡틴 진규 걷고 또 걸어야 했던 낙엽이 지는 가을날 백두대간길... 마구령을 지난 어느 능선 위에서...
저무는 가을날의 오후 ... 긴 햇살이 따사롭다.
저녁 햇살, 아직도 야영지는 멀기만 하고 ... 암담한 순간.
소백산 정상인 비로봉(1439.5m)도착 시간은 저녁 9시가 가까운 시간이었다.
거센 바람이 몸을 날릴 만큼의 위력을 갖고 우리를 맞이하고 있었다.
비로봉 아래 어느 지점, 우리는 한라산 사랑님이 직접 재배했다는 허브차를 끓여 마시고...
각자의 배낭속에 있던 마지막 간식을 탈탈 털었다.
터덜터덜 걸어내려오는 길 ...
마지막 한시간 반을 남기고 휴대폰이 드디어 터졌다.
문명 세계과 다시 통하기 시작했다.
어두운 밤, 아직 야영지까지 꽤 긴 거리가 남았고,
또 긴 ~ 긴 ~ 밤이 남았지만 마중 나와 준 선배님과 후배들이 고마웠던 순간이다.
젊다는 건 요렇게 이쁜 것 같다.
소백산의 절정이 익어가는 가을
서울내기 촌사람인 나는 사과나무란 걸 처음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