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he passage

하꼬방 - 초토의 시 1


 

 

하꼬방


판자집 유리딱지에

아이들 얼굴이

불타는 해바라기 마냥 걸려있다.


내리쪼이던 햇발이 눈부시어 돌아선다.

나도 돌아선다.

울상이 된 그림자 나의 뒤를 따른다.

어느 접어 든 골목에서 걸음을 멈춘다.

잿더미가 소복한 울타리에

개나리가 망울졌다.


저기 언덕을 내리달리는 소녀의 미소에 앞니가 빠져

죄 하나도 없다.

나는 술 취한 듯 흥그러워진다.

그림자 웃으며 앞장을 선다.


                                초토의 시 1 / 구상

 

 

 

 

 

 

 

 

 

 

'The passage' 카테고리의 다른 글

풀꽃1  (0) 2016.05.12
어느날 문득  (0) 2016.04.17
함께 있을 때  (0) 2016.04.03
농담/이문재  (0) 2016.03.11
사람들과 주고받는 길  (0) 2016.01.12
첫눈이 가장 먼저 내리는 곳  (0) 2015.11.26
11월의 詩 한 편  (0) 2015.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