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는
무언가 버리는 걸
못하는 사람이다.
불필요한 것을
너무 많이 끼고 지내다 보니
결국 생활이 무거운 짐이 되었다.
#2.
작년,
가을과 겨울을 보내면서
많은 것을 버려야 했다.
엄마가 살아온 삶을
하나씩 정리해야 했는데
그게
어찌보면
내 삶의 일부이기도 했다.
오랜 세월
쌓아 놓은 것들을
버리는 데는
몇 달이 채 걸리지를 않았다.
#3.
미니멀라이프(minimalife)가
유행이라니까
우리 아들 하는 말이
우리집은 늘 maximum이란다.
꼭
그래서만은 아니지만
요즘, 필요한 것만 놔두고 버리기를 하고 있다.
엄마 살림을
모두 정리하고 났더니
이제는 버리는 일도
어느 정도는 쉬워졌다.
일 년쯤
이렇게 버리기를 하면
살아간다는 게
많이도 홀가분하겠다 싶어진다.
#4.
눈에 보이는 것이
비워지니
마음 속에
묵은 찌꺼기도 덜어지는 기분이다,
생각해보니
버림에 익숙해지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린 것 같다.
이제
내 삶도
원숙해지지 않았을까 싶다.
'生의 한가운데' 카테고리의 다른 글
From Amsterdam (0) | 2016.08.06 |
---|---|
여름, 더위, 그리고 바다에서 (0) | 2016.07.21 |
지나간 이야기, 한 편 (0) | 2016.06.13 |
문득, 뒤를 돌아보다 (0) | 2016.05.28 |
봄.소식 (0) | 2016.03.14 |
봄, 꽃, 사랑. (0) | 2016.03.07 |
삼월에는 (0) | 2016.03.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