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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의 한가운데

버린다는 것, 살아간다는 것,

 

#1.

 

나는

무언가 버리는 걸

못하는 사람이다.

 

불필요한 것을

너무 많이 끼고 지내다 보니

결국 생활이 무거운 짐이 되었다.

 

 

 

#2.

 

작년,

가을과 겨울을 보내면서

많은 것을 버려야 했다.

 

엄마가 살아온 삶을

하나씩 정리해야 했는데

그게

어찌보면

내 삶의 일부이기도 했다.

 

오랜 세월

쌓아 놓은 것들을

버리는 데는

몇 달이 채 걸리지를 않았다.

 

 

 

 

#3.

 

미니멀라이프(minimalife)가

유행이라니까

우리 아들 하는 말이

우리집은 늘 maximum이란다.

 

그래서만은 아니지만

요즘, 필요한 것만 놔두고 버리기를 하고 있다.

 

엄마 살림을

모두 정리하고 났더니

이제는 버리는 일도

어느 정도는 쉬워졌다.

 

일 년쯤

이렇게 버리기를 하면

살아간다는 게

많이도 홀가분하겠다 싶어진다.

 

 

 

#4.

 

눈에 보이는 것이

비워지니

마음 속에

묵은 찌꺼기도 덜어지는 기분이다,

 

생각해보니

버림에 익숙해지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린 것 같다.

 

이제

내 삶도

원숙해지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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