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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의 한가운데

삼월에는

 

#1.

 

어제,

오늘,

미루고 미루던

남은

엄마 일을 마무리했다.

 

내일 휴대폰만 해지하면

엄마가 세상과 맺었던 인연을 모두 정리하게 된다.

 

 

 

#2.

 

엄마 일을 맡아서 처리하기 시작했던 게

꼬박 일년 반이다.

 

어쩌면

나의 일보다

엄마 일 처리할 게

그동안 더 많았던 지도 모른다.

 

한번은

병원에 물리치료 받으러 갔다가

엄마 이름과 생년월일을 적을 뻔 했었다.

내 걸 적는 것보다

엄마 걸 적는데 더 익숙해졌던

일년 반이었다.

 

이제 휴대폰 해지만 하고 나면

더이상 엄마 거로 볼 일 볼 게 없다.

 

물론,

우리집 창고와

장롱 속에는 아직도 엄마 물건 정리할 게 남아있지만

이제, 세상과

엄마의 관계는 깔끔하게 끝난다.

 

 

#3.

 

이런 일을 마무리 하느라

엄마 장례를 마치고도

엄마 돌아가신 걸 슬퍼할 겨를조차 없었다.

 

삼월에는

아마

엄마가 없는

세상과의 공백이

클 지도 모르겠다.

 

이런 시간이

오래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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