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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의 한가운데

잿빛 오후를 보내다.



약속 시간보다 30분 일찍 도착했는데
만나기로 약속하신 분께서는 30분쯤 늦어진다는 연락을 보낸다. 

잿빛 12월의 오후,
광화문 거리에서 1시간 동안 할 수 있는 일이 무얼까.

작은 스프링 노트를 샀다.
요즘 부지런히 스크랩 해 두는 이런저런 내용을 정리해두면
딱, 좋을 느낌...

연하장을 고른다.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누구에게도 카드 한 장 보내지 못했다.
친한 몇몇 분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게 다인데,
감정이 많이도 메말라 버렸구나 싶다.

언제나 다정한 친구같은 우리 남편에게 한 장,
요즘 들어 부쩍 아는 척이 많아진 아들에게 한 장,
이 정도가 지금의 내가 챙길 수 있는 한계 상황인가 보다.

약속이 늦어지신 그 분 덕에 맛보는
여유로왔던 12월의 오후,

새해에는
조금만 더 ... 한 박자 느리게 긴 호흡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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