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식
그에게 '나는 누구인가?' 라는 물음은 한때의 관념적 질문이 아니라 평생을 지고 가야할 실존적 문제이다.
그는 일본에 산다. 하지만 일본인에게 그는 불편한 이방인이다. '빼어난 일본어 표현'으로 일본 에세이스트 클럽상까지 수상한 이 작가의 혀와 펜은 곧잘 일본이라는 국가, 국민의 벽을 난타하는 망치로 변신하기 때문이다.
밖에서 살아왔고 언어와 문화가 다르다는 점에서 그는 한국에서도 낯선 자이다. 또 국가와 국민에 대한 그의 비판이 '5,000년 역사를 가진 단일민족'의 '성공신화'에 매달리는 한국인을 겨냥할 때 이 나라 역시 그를 외면할 지 모른다. 요컨대 그는 '재일 조선인'이다.
김상봉
그는 서경식이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이 개인사와 역사가 구분될 수 없음을 증언해 온 인물이라는 것, '우리가 누구인지'를 탁월한 이야기 솜씨로 풀어갈 독특한 존재라는 것을 곧바로 알아 본 사람이다.
그가 그럴 수 있었던 이유는 여럿이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김상봉 자신이 서경식과 동일한 물음을 끊임없이 던져온 사람이라는 데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김상봉은 철학자이다. 그는 현재 철학과 교수이지만 철학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이라는 뜻에서가 아니라 철학이 곧 자신의 삶이라는 그런 의미에서 철학자다.
<만남> 서문 중에서
온라인에서 알게 된 아프님에게 소개 받았던 책이다. <만남>은 서경식 선생님과 김상봉 선생님의 대담집이다.
김상봉 선생님의 강연도 소개 받았었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결국 듣지는 못했다.
읽을 책들이 밀려 있어 드문드문 읽어나가는 책, 김상봉.서경식이라는 두 사람과 책장 사이에서지만 가치로운 만남을 갖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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