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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assage

My bloody valentin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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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오랫만에 덕수궁 뜰을 걷고, 뭉크의 그림도 보고 싶다.

뭉크의 절규를 보기 위해 ...

오슬로의 미술관에 때때로...아니 자주 들리는 여자

낮선 사람들의 시선 앞에 파리한 소녀의 눈빛이 불안하게 흔들리고...

발가벗은 소녀가 두 팔을 늘어뜨려 비릿한 첫 생리혈을 흘리며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그림...

수많은 뭉크의 절규들로 가득찬 방

단색의 판화,

채색의 판화,

색채의 톤이 다른 회화,

연필 스케치,

큰 절규,

작은 절규,

그리다 만 절규,

무채색의 절규,

붉은 절규,

검은 절규,

고막을 찢을 듯한 절규,

 

일찍 자살이라도 할 줄 알았는데 팔십이 될 때까지 뭉크를 그리며 살았던 남자...

"절규가 있는 방의 수많은 절규 중의 어느 것도 가짜 절규는 없다"

오슬로의 근교, 전나무가 많은 숲속에 사는 알콜 홀릭 과학자 P의 부인M...

때때로 아니 자주 ... 그녀가 보고 싶어하던 절규를 보기 위해

나도 덕수궁의 뜰을 걸으며 뭉크를 만나보고 싶어진다.

 

                                 정미경의 밤이여 나뉘어라 中  일부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