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生의 한가운데

Silvester(실베스터)에 부쳐...



언제나 해를 보내는 기분은

누구에게나 무거운 느낌을 주는 것 같다.

보들레르의 말처럼 <우리의 두 어깨를 누르는 중압감>

맨 끝에 놓여있는 심연,

우리가 직시할 수 없는 죽음,

無도 한 걸음,하루,한 달,한 해......

이렇게 더욱 더 가까이 우리를 눌러 끌고 가는 중압마가 <시간>인 것이니까

그리고 이 시간의 무게와 부피가

가장 실감있게 느껴지는 것이 연말이고 연두인 것이다.


이 重壓魔가 우리에게 주는 울적함이나 허무감에서 도피하기 위해

洋人들은 십이월 삼십일일을 실베스터<Silvester>라고 부르며

일종의 명절로 지내고 있다.

이날 밤만은 모두가 아늑한 나의 집<Trautes Heim>을 떠나고

일상 생활을 일 년간 보낸 무대와 분위기를 도피해서

옥외에서 온 가족이 떠들썩한 소음과 음악과 술의 도취속에서

일시적이나마 공허감을 벗어나려고

애쓰는 습관이 오래도록 지켜져 내려오고 있다.

                                       -歲暮와 항가리 國歌 中에서, 전혜린-

'生의 한가운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울 시청앞에서 만난 크리스마스  (0) 2006.12.30
상실된 언어가 돌아올까?  (0) 2006.12.13
열여섯살 폴라리스의 선물, 가나쵸콜렛  (0) 2006.11.27
마흔이라는 나이는 ...  (0) 2006.04.30
카페 레드젭과 친구들  (0) 2006.04.10
청계천의 야경  (0) 2006.01.17
나의 자리  (0) 2005.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