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해를 보내는 기분은
누구에게나 무거운 느낌을 주는 것 같다.
보들레르의 말처럼 <우리의 두 어깨를 누르는 중압감>
맨 끝에 놓여있는 심연,
우리가 직시할 수 없는 죽음,
無도 한 걸음,하루,한 달,한 해......
이렇게 더욱 더 가까이 우리를 눌러 끌고 가는 중압마가 <시간>인 것이니까
그리고 이 시간의 무게와 부피가
가장 실감있게 느껴지는 것이 연말이고 연두인 것이다.
이 重壓魔가 우리에게 주는 울적함이나 허무감에서 도피하기 위해
洋人들은 십이월 삼십일일을 실베스터<Silvester>라고 부르며
일종의 명절로 지내고 있다.
이날 밤만은 모두가 아늑한 나의 집<Trautes Heim>을 떠나고
일상 생활을 일 년간 보낸 무대와 분위기를 도피해서
옥외에서 온 가족이 떠들썩한 소음과 음악과 술의 도취속에서
일시적이나마 공허감을 벗어나려고
애쓰는 습관이 오래도록 지켜져 내려오고 있다.
-歲暮와 항가리 國歌 中에서, 전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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