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의 한가운데 썸네일형 리스트형 서울 시청앞에서 만난 크리스마스 더보기 상실된 언어가 돌아올까? # 1. 바지 뒷주머니에 담배갑을 구겨넣고 다니는 여자, 껌을 짝짝거리며 걷다가, 가끔은 휘파람을 불어대는 여자, 길거리에서 갑자기 노래를 흥얼거리다가 스텝도 밟는 여자, 언제나 두 눈이 반짝거리고 있는 그녀, 12월이 가기 전에 만나러 가야겠다. 보고싶다. # 2. 12월 밤공기가 제법 차다, 내일은 장갑이라도 껴야 될 것 같은데.. 오랫만에 무념무상을 잠시 즐겼다. # 3. 다 털어내니 속이 후련하던가? 더보기 열여섯살 폴라리스의 선물, 가나쵸콜렛 청주 사는 참새님이 퀼트샵을 오픈했다고 해서 진작 다녀온다고 벼르다가 지난 금요일 오후에야 들리게 되었다. 작고 아담한 퀼트샵은 아기자기한 퀼트 소품이 가득했다. 친구가 보던 퀼트 책을 참새님이 다소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한다고 하여 겸사겸사 다녀오게 된 가벼운 나들이 길이었다. 마침, 폴라리스님도 청주에 산다 하니 연락해서 만나자고 했다. 폴라는 휴대폰이 없는 관계로 아버지 휴대폰을 하루 전세 내 비상연락에 들어갔다. 오전에 출발하려던 계획은 잡다한 집안일들로 결국 오후에 출발하게 되었고, 청주 진입로의 늘어선 플라타너스는 가을날 오후의 노을과 함께 였다. 참새님과 터미널 근처 한식당에 갈 무렵, 학원을 마친 폴라와 연락이 되었다. 여우비라는 이름으로 작년 이맘 때부터 알게 된 폴라는 나이에 비해 조숙한.. 더보기 마흔이라는 나이는 ... 사십대 고정희 사십대 문턱에 들어서면 바라볼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안다 기다릴 인연이 많지 않다는 것도 안다 아니, 와 있는 인연들을 조심스레 접어 두고 보속의 거울을 닦아야 한다 씨뿌리는 이십대도 가꾸는 삼십대도 아주 빠르게 흘러 거두는 사십대 이랑에 들어서면 가야 할 길이 멀지 않다는 것을 안다 선택할 끈이 길지 않다는 것도 안다 방황하던 시절이나 지루하던 고비도 눈물겹게 그러안고 인생의 지도를 마감해야 한다 쭉정이든 알곡이든 제 몸에서 스스로 추수하는 사십대, 사십대 들녘에 들어서면 땅바닥에 침을 퉤, 뱉아도 그것이 외로움이라는 것을 안다 다시는 매달리지 않는 날이 와도 그것이 슬픔이라는 것을 안다 3월의 쌀쌀한 어느 날 저녁 인사동에서 술 한 잔하고 헤어지는 내 등 뒤에 대고 그리 말한다 우리.. 더보기 카페 레드젭과 친구들 친구 여성이가 한다는 은 카페라기보다 Bar에 가까운 정체 모를 술집이었다. 어둡고..눅눅하여...앉으면 한없이 가라앉을 듯한 분위기, 재즈 음악과 올드 팝이 나오는 Bar 다. 테크노풍이 주류이다시피한 성대앞에서 이런 70년대말 분위기의 복고풍 Bar를 만날 수 있어 기분 좋은 저녁이었다. 더보기 청계천의 야경 불빛이 주는 환타직한 분위기 축제,들뜸,흥분을 12월은 맛보게 한다. 12월이 주는 중압감에 너무 가라앉다 보니.. 가끔이지만 이런 기분에 푹 파묻혀 돌아다니는 것도 삶의 한 방편이다. 더보기 Silvester(실베스터)에 부쳐... 언제나 해를 보내는 기분은 누구에게나 무거운 느낌을 주는 것 같다. 보들레르의 말처럼 맨 끝에 놓여있는 심연, 우리가 직시할 수 없는 죽음, 無도 한 걸음,하루,한 달,한 해...... 이렇게 더욱 더 가까이 우리를 눌러 끌고 가는 중압마가 인 것이니까 그리고 이 시간의 무게와 부피가 가장 실감있게 느껴지는 것이 연말이고 연두인 것이다. 이 重壓魔가 우리에게 주는 울적함이나 허무감에서 도피하기 위해 洋人들은 십이월 삼십일일을 실베스터라고 부르며 일종의 명절로 지내고 있다. 이날 밤만은 모두가 아늑한 나의 집을 떠나고 일상 생활을 일 년간 보낸 무대와 분위기를 도피해서 옥외에서 온 가족이 떠들썩한 소음과 음악과 술의 도취속에서 일시적이나마 공허감을 벗어나려고 애쓰는 습관이 오래도록 지켜져 내려오고 있다. .. 더보기 나의 자리 지난 봄부터 여름까지 한 학기동안 돈암동 성당의 이준호 신부님에게 강의를 들었다. 여름이 막 시작되는 마지막 강의에서 신부님은 이런 글이 담긴 종이를 책에 직접 붙여주었다. 여러 번 읽었지만 나를 또 한 번 돌아보게 하는 글이다. 아름다운 꽃이 피어 있거나 탐스러운 과일이 달린 나무밑에는 어김없이 길이 나 있습니다. 사람들이 저절로 모여들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와 마찬가지 이치로, 아름답고 향기나는 사람에게 사람이 따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내가 좀 손해보더라도 상대를 위해 아량을 베푸는 너그러운 사람. 그런 사람을 만나 함께 있고 싶어집니다. 그 향기가 온전히 내 몸과 마음을 적시어질 수 있도록 그리하여 나 또한 그 향기를 누군가에게 전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스치듯 찾아와서 떠나지 않.. 더보기 이전 1 ··· 18 19 20 2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