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씨네큐브...
아름다운 시절의 이광모 감독이 운영한다는 곳,
평일날 오전은 고즈넉하고도 한가로웠다.
모두 여섯 명 뿐인 관람자들은 소리없이 영화에 몰두했다.
영화를 보며 고현정이 머리 스타일을 좀 바꿔보면 어떨까라고 생각했다.
이제 청순가련형을 연기하기보다 원숙미를 가져야 하는 나이인데
늘 생머리 스타일의 그 모습이 지겨워보였다.
좀 더 원숙한 이미지로의 변신을 외모부터 바꿔보면 어떨까라고
코디도 아닌 내가 간섭해 보았다.
내 삶에 용납하기 어려운 일이 거짓말이라면,
이 영화는 온통 거짓말을 해야 하는 남녀들로 구성되어 있었고,
주인공들이 슬며시 밀어 부치는 거짓말에
아, 삶이란 그런가 보다라고 나도 모르게 동조하고 있었다.
흔한 이야기 구성이고...
그렇고 그런 삶이고,
2006년도의 풍속과 세태를
오랜 세월이 지나 이때는 이랬구나라고 되돌아 보기 딱 좋은 영화이다.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강원도의 힘에 이어
해변의 여인에서 홍상수 감독이 다루고 있는 자의식의 세계,
이미지와 실체의 분리, 그리고 충돌을 통해
우리들이 살아가는 현실에 대한 인식론을 되새겨 볼 만한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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