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맛 오렌지 썸네일형 리스트형 오렌지 맛 오렌지 / 성석제 비읍은 편집부에 새로 들어온 신참치고는 아는 게 많았다. 그런데 그가 아는 건 조금씩 틀렸다는 데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틀렸다는 걸 인정하기보다는 사전이나 그 사전을 끼고 십 년 이상 먹고 살아온 우리를 의심하는 쪽을 택해서 우리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그래서 우리는 그가 실수를 할 때마다 그의 별명을 그 실수를 상징하는 말로 바꾸어 줌으로써 복수를 했다. 가령 이런 식이다. "비읍 씨, 일 안하고 아침부터 거기서 뭐 해요?" "차장님, 저 문방구 앞에 우산 들고 있는 아가씨 다리 참 죽여 줍니다. 가히 뇌살적이군요." "비읍 씨, 이거 비읍 씨가 교정 본 거죠? 그렇게 뇌살 좋아하면 쇄도(殺到)를 살도(殺到)라고 하지 왜 그냥 놔 뒀어요?" "하하하, 리을 선배님. 선배님 다리 역시 뇌.. 더보기 이전 1 다음